saiba 2019-2024 산행기

초겨울 뤼순 작품(아큐정전&광인일기)에 빠져들다 (20211203)

saiba 2021. 12. 7. 11:07

 






▶ 이젠 2021년도 마지막 달로 접어들었다. 갑자기 날씨도 을씨년스럽게 변해가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따라서.... 박장비도 보온관련 장비를 조금 높게 잡아간다.
우짜든지(^^) 늘어나는 부피와 무게를 신경써면서... (^^)

 

 

 





 






▼ 들머리 분위기

 

 

 






▼ 낙엽 양탄자

 

 

 






▼ 가을이 다 떨어져 있다

 

 

 






▼ 숲속나들이길도 온통 낙엽 양탄자길을 만들어 saiba 산님의 발걸음을 반긴다 

 

 

 







 

 

 







 

 

 







 

 

 






▼ 고도를 서서히 올려간다

 

 

 






▼ 산사면엔 온통 지난 가을의 흔적이 깔렸다

 

 

 






▼ 가을옷을 버린 나목은 이젠 긴~긴~ 겨울을 감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 saiba 流 BPL 밥(1홉) 짓는 Solo Gear System~~!!!  결정판

 

 

 






▼ 보금자리를 차리다

 

 

 



 







 

 

 






▶ 이번 박산행내내 중국의 대문호 뤼신의 단편소설 2편(아큐정전 & 광인일기)를
JPN AudiBook 을 통해서 완청하다.

 

 

 






<아큐정전>을 듣고... (^^)

너무나도 오래전 학창시절에 읽은 적이 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덕분에 그런 기억을
소생시켜 보는 즐거움을 만끽해 본다.

이 소설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청나라가 1911년 쑨원 주도로 신해혁명(황제중심의 왕조가
사라지고 주권재민의 공화제 시대가 시작되다)에 의해 멸망하고, 1912년 1월 중화민국
수립, 1912년 3월 위안스카이에 의해 왕정복고, 국민당과 국회 해산... 1917년 신문화운동
(중국의 유교사상 및 봉건제도 타파)... 이러한 정치적 대격변기를 배경으로 하여 1921년
阿Q正傳이 발표되었다고 한다.

阿Q正傳(아큐정전)... 아큐라는 사람에 대해 바르게 전하는 전기... 정도로 풀어 해석하면
되겠는데... 주인공 <아큐>는 집도 가족도 아무 재능도 없고 일자무식꾼이고 날품팔이를
하면서 근근히 먹고 살지만 자존심 하나만은 무지 강하다. 어떤 부당한 일을 당해도 절대로
억울해 하지 않고 패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자기합리화, 자기기만, 그리고 곧바로 망각하는
재주를 부려 자신의 자긍심만은 잃지 않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비굴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눈살을 지푸리는 일들도 하면서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듯하다.

아큐가 살고 있는 미장이라는 작은 마을의 부잣집 조영감댁 오씨 어멈을 건들려고 하다가
파렴치한 놈으로 몰린다. 마을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다들 멀리하고 일꺼리도 주지
않자 갑자기 생계가 힘들어지자 성안으로 옮겨 몇달간 생활하면서 그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격변기의 혁명분위기를 느껴보기도 하고 또한 그런 혼란한 분위기를 이용하여 도둑질해서
가져온 헌옷가지를 가지고 미장마을로 되돌아와서 마을 여자들에게 팔아서 돈벌이를 하게
되자 갑자기 대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성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혁명분위기가 서서히 미장마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아큐는 그때까지 혁명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미장 마을 조영감을 비롯
해서 윗어르신들이 혁명무리들에 대해서 두려워 하고 있음을 감지하고는 이참에 자신도
적극적으로 혁명당에 동참하기로 작정하고 마을내에 떠벌리고 다니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자신을 피박했던 넘들을 마음대로 처단할 수 있고, 재산도 빼았을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여자도 마음대로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대의적인 차원이 아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이다. 아큐는 혁명당에 가담하려다가 거절당하고 만다.
그러다가 조영감댁 도둑질 사건에 무고하게 범인으로 걸려들어 결국은 본보기용으로 처형을
당함으로서 끝난다.

이 소설은 주인공 아큐를 통해서 그 당시의 중국내에 팽배되어있던 정신적인 문제. 즉, 어떤
일에 실패했을 경우엔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면밀한 자기 성철이 필요한데, 매번
패배인식을 느끼기 못하고, 자기 합리화, 자기기만으로 일관(이를 두고 정신승리법이라고
하는 것 같음)해서 어물쩍 넘어가고 목전에 죽음을 앞두고도 죽음을 인지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회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사회를 혁명할려고 할 때는 아큐처럼 개인적 이익을
위해 참여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일들은 현재도 세계 도처에서
진행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광인일기>를 듣고... (^^)

<광인일기>을 듣고, 으흠... 작가가 뭘? 이야기하고자 하는건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소설 마지막 12~13 부분을 듣고는 갑자기 작가의 뼈저린 절규가
귓전에 들리는 듯 했다. 분명한건 일기를 쓴 자만 자신은 미친 것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형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미친 넘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다들 한패가 되어 자신을 잡아 먹을려고 하는 <피해망상증>을 보이고
있는 듯 하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잘못된 일인데, 형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그런 일을 당연시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엿볼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일에
대해서 참견을 하면, 갑자기 다들 마치 약속이나 한듯 자신을 미친 넘 같이 취급하고
있는 듯한 얼굴 표정을 짓는다. 사람들에 따라선 사람을 잡아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텐데... 말이다.

식인에 대한 풍습을 밤을 새워 옛자료를 통해 찾아보니... 방대한 자료 사이에 숨겨져
있는 식인이란 두글자를 볼 수 있었다. 형님이 예전에 집안 살림살이를 책임졌을 즈음에
귀여운 5살 여동생이 죽었는데, 그것은 필경 형님에게 잡아먹힌 것이리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동생 살고기가 음식속에 넣어져 먹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젠 드디어 내차례가
온 것 같구나. 오호라~!!! 유구한 중국 역사 4천년에 걸쳐 그런 식인 풍습이 있었다는
것은 처음엔 몰랐으나, 이젠 알게되었도다. 진정한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구나.

사람을 먹지 않은 어린애가 있을까? 어쩜 아직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구하자~! 구하자~!! 어린애들을~~~!!!

본 작품은 1918년에 발표된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1911년 신해혁명으로 4천년간
이어져 온 중국의 황제중심체제가 멸망하고 주권재민의 중화민국이 수립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실패되는 분위기속에 지식인 중심으로 일어난 1917년에 신문화 운동
(중국의 유교사상 및 봉건적인 제도를 타파하고자 일으킨 신문화운동)의 일환으로
발표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따라서, 너무나도 극단적인 표현 <식인(食人)>이라는 것은 중국의 <구습타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하면 너무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