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사구게 - 부처님의 말씀(^^)

2006. 2. 27. 18:30saiba 잡동사니



위 사진은 부석사 무량수전에 모신 아미타여래상 스티커 사진 뒷면에 있는 글귀인데, 부처님의 말씀을 담아둔 불경중의 진경(眞經)인 금강경중의 사구게(四句偈)이다.

凡所有相 (범소유상)
皆是虛妄 (개시허망)
若見諸相非相 (약견제상비상)
則見如來 (즉견여래)

위내용을 알기 쉽게 한글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은 의미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무릇 모양이 있는 존재는
모두 허망하니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님을 보면
바로 여래를 보느니라


사실 부처님의 깨달은 바를 전하는 각종 불경(佛經)을 중생으로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임을 절감하고 있다. 짧은 한자에 대한 지식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불교에서만 통용되는 용어의 쓰임새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들어 위 사구게에서 상(相), 여래(如來)라는 단어가 그렇다. 특히, 상(相)이라는 한자는 옥편에 찾아보면 "모양"의 의미가 있지만, 이를 부처님의 말씀으로 사용되는 상(相)의 의미로는 그 의미와 깊이가 다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불경을 연구하는 스님들의 해설이 필요한 것이다.

나름대로 알기 쉽게 설명해 보면, 여기서 모양(相)이란 유형.무형의 모양 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마음속에 생각하는 "이미지(관념)"라든지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사물의 모양"으로 이해하여야 된다.

여기서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시간의 흐름"인데, 이는 자신의 의지 와는 관계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여야 한다. 우리 자신들을 예를들어 보면, 10대, 20대, 30대, 40대... 의 모습(모양)을 생각해 보면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삶에 대한 기준, 고정관념들...)들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바뀌고 있다는 느낌들이 들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생각)이란 어떤 의미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이해라는 것은 자신이 알게 모르게 지금까지 만든 고정된 생각 (관념,틀)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비춰보고, "맞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런한 의미에서 若見諸相非相(약견제상비상) 라는 말은 머리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인 것이라고 본다. 알기쉽게 설명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들을 항상 "맞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시간의 흐름속에 "다를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라는 것인데,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사유로 개인적으로 "똥고집"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런데, 자신의 "(고정된) 생각들을" 한번더 곰곰히 생각해 보면, 상대방의 입장이 아닌 주관적으로 혹은 자신이 "맞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으로 인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어슬픈 설명인지 모르지만... 若見諸相非相(약견제상비상)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이 부딪치는 일중에 상대방과의 의견충돌을 들 수 있는데, 이 자체가 괴로운 일(苦)인 것이다. 사람(중생)으로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인데, 이를 좀 슬기롭고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안을 어쩜 부처님의 말씀에서 찾아 볼 수 있겠는데, 다름아닌 위의 금강경 사구게 에서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若見諸相非相 (약견제상비상) -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님을 보면" 이라는 글귀인데... 자신이나 상대방의 생각(모양)이 지금까지 살아온 여러가지 환경. 처지.입장.경험등에 의해 똑 같은 "일"을 두고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 따라 달리 인식되어 이해를 달리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때 부터 서로 대화로서 일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상호가 그 일에 대해서 이해하여 화합할 수 있어 서의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를 두고, 아마도 則見如來(즉견여래)-"바로 여래(부처님)를 보느니라" 즉, 부처님이 경험한 "열반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짧은 머리로 자의적으로 감히 해석해 본다.

(개인적인 과거에 회사업무상 일본어 통역을 몇년동안 한 경험이있는데, 이 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교육적으로 다년간 전혀 별개의 환경에서 자라온 2사람 사이를 의사전달을 시키는 경우에 이러한 일들이 반드시 수반됨을 알 수 있었다)

어째꺼나(^^) 부처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설법에 "제행무상(諸行無常)" ....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엇이든 한결 같음이 없으며, 우주 만물은 항상 돌고 변하여 잠시도 한 모양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라는 "깨달음의 말씀"을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바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겠지만, 가끔씩은 이 말씀을 되새겨 봄직한 것을 아닐까 생각한다.

사월의 마직막날에 하~얀 사과꽃 과수원으로 좌우로 둘러쌓여 있는 아름다운 절 부석사에서 도륜스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 홍매화꽃을 띄운 차를 사이에 두고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 듣는 사오회 중생(^^)들의 풍경이야 말로 아름 다움의 극치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2005-5-2(월) saiba


아래 사진은 나름대로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할려고 뜸뜸히 읽고 있는 반야심경 해설서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