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백 칼럼 (물고기의 세계)

2006. 2. 25. 16:17saiba 잡동사니

■ 임주백 : 진주고등학교 49회 졸업, 서울대 석사, 일본큐슈대 박사


[1] 내 것에 손대지 마! - "월간지 낚시 춘추 연재중"

암, 수의 몸 크기에 따라 혼인의 형식이 정해지는 설에 의하면, 사람은 일부다처의 성향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부다처를 제도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결혼한 성인들은 일부와 일처에 충실하기도 하지만 몰래 외도하는 경향도 많다. 외도하려는 성향은 생물학적으로는 일부다처를 지향하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동의 왕족이나 부자,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장은 일부다처를 실행하고 있다. 세계의 역사를 둘러보면 군주들은 거의 모두 일부다처를 실행하고 있다. 평민은 일처도 얻지 못할 경우도 있는데......

생물학적으로 일부다처는 좋은 자손을 낳으려는 본능에서 나온다. 수컷끼리 경쟁을 통해 일부(一夫)가 정해진다. 이 일부는 경쟁을 통해 좋은 자손을 낳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다부(多婦)의 암컷은 이를 인정하고 좋은 자손을 생산하기위해 그 수컷의 다처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받아들인다. 동물에 있어서 좋은 자손을 낳을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을 말할까?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과 암컷에게 선택당하는 능력이다. 생물의 본질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다. 암컷과 짝을 맺을 때까지 살아남아야 하고, 암컷이 자신을 선택할 매력이 있어야 자손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사람에 있어서 생존력과 매력의 대부분은 부와 권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군주들은 이 둘을 가졌으므로 일부다처를 실행하는 것이다. 현대에는 권력과 부가 거의 동일시되기에 부자들은 일부다처를 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왜 제도는 일부다처를 허용하지 않는가? 짝을 찾는 것은 성인에게는 생물학적으로는 자손을 남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일부다처를 허용하면 사회에 혼란이 야기된다는 견해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는 반드시 능력의 차가 있어 다처를 실행할 수 있는 반면, 일처도 얻지 못하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이 사람들은 적어도 일처를 구하기 위해, 다처를 가진 자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거의 모든 능력을 투자할 것이다. 즉 성인에게는 이외에 다른 일은 별로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사회의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은 어려워진다. 군주나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입장에서는 혼란을 막기위해 일부다처를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본능에 충실하여 일부다처를 실행하는 것이다.

사람의 욕망 중에서 소유욕은 다른 욕망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가진 것을 지키는 데도 전력을 경주하게 된다. 역사를 훝어보면, 중동의 하렘이나 우리나라의 궁궐에서는 왕이 자신의 여자(후궁)를 지키기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우선 자신의 후궁과 다른 남자의 만남을 막는다. 즉 여자들의 생활공간을 격리시키고 다른 남자의 접근을 막는 것이다. 남자는 생식능력을 게세시킨 환관(내시)만 접근을 허용한다. 그러나 이런 격리만으로는 완벽하지 않다. 왕의 여자와의 로맨스가 동서양의 역사에 즐비하게 나온다. 이런 경우 왕은 통상의 처벌보다 엄한 벌로써 이를 다스렸다. 아마도 자신의 여자를 넘봤다는 질투도 작용했을 것이다.

동물의 세계도 자신의 짝을 지키기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필자는 물고기의 행동중에서 특히 짝짓기행동을 연구했다. 성전환하여 하렘을 만드는 물고기 중에서 놀래기류와 ‘양동미리(Parapercis snyderi)'는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물고기의 수컷은 덩치가 커 하렘을 만드는 것도 있고 작아서 하렘을 만들지 못하는 것도 있다. 하렘을 만들지 못한 수컷은 큰 수컷의 하렘 주위를 배회하면서 암컷과의 짝짓기를 노린다. 하렘마스터인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 않을 때는 자신의 하렘을 순찰한다. 순찰을 하는 중에 다른 수컷이 자신의 하렘에 있으면 쫓아낸다. 온 몸의 지느러미를 쫙 펴서 몸을 크게 보이게 하여 시위하면서 밀어내면 침입자 수컷은 도망간다.

그런데 하렘에는 암컷이 3 - 5마리 정도 있으므로 하렘마스터가 암컷과 짝짓기를 할 때는 하렘과 다른 암컷을 지킬 수가 없다. 하렘을 만들지 못하는 작은 수컷은 이 때를 노리고 하렘의 다른 암컷(하렘마스터와 짝짓기를 하지 않는)과 몰래 짝짓기를 하려고 한다. 이 경우 타이밍이 안 맞아 하렘마스터인 수컷에 들키면 쫓겨나게 된다. 자신의 짝과 관계하려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필자는 잠수 관찰에서 양동미리의 행동이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짝짓기를 하지 않을 때는 침입자 수컷을 쫓을 때 자신의 하렘 경계선까지만 쫓아내지만 이런 경우에는 경계선을 넘어 상당한 거리까지 쫓아낸다. 쫓겨나는 수컷도 짝짓기를 하지 않을 때는 어슬렁거리며 천천히 도망가지만, 암컷과 짝짓기를 하다 쫓길 때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는 식으로 자신의 최고 속도로 도망간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욕망은 강하다. 이런 강한 본능이 있기에 우리사회나 가족이 유지되어 가는 것 같다.




[2] 물고기도 몸치는 인기가 없다 - "낚시춘추 연재중"

요즘 세대를 잘 나타내는 말 중에 얼짱, 몸짱 등의 짱 시리즈와 음치, 몸치 등 치 시리즈가 있다. 전자시대에 접어들어 소통의 속도가 빨라진 관계로 오래 대화를 나누고 몇 번의 만남 후에 선택하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말았다. 요즘은 첫 눈에 필(feel)이 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얼짱, 몸짱이 아닌 음치, 몸치는 이성의 관심은 끌기가 어렵다. 물고기도 몸치는 짝을 찾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물고기가 짝을 찾을 때 중요한 판단기준이 춤이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산란은 ‘무리산란’(group spawning)과 ‘짝산란’(pair spawning)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무리산란은 암, 수가 떼를 지어 모여 함께 방란, 방정을 하는 것을 말하고, 짝산란은 암, 수가 서로 선택을 하여 암컷이 알을 낳고 직후에 수컷이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이 이루어진다.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의 대부분이 짝산란을 한다. 짝을 찾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는데, ‘렉’(lek)과 ‘하렘’(harem)이다. 놀래기류의 대부분은 성전환을 하고 이들의 산란형태는 이 두가지 중의 하나이다.

‘렉’이란 일종의 집단 구애장소를 말하는데, 번식기가 되면 암,수가 모이는 장소가 있다. 대개는 사방을 암초가 둘러싸 외적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에 ‘렉’이 형성된다. 먼저 수컷이 ‘렉’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여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고 암컷을 향해 구애의 춤을 춘다. 이 때 강한 수컷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데 어느 세계에서나 강자와 약자는 존재하는 것은 필연인 것 같다. 물고기 세계에서는 힘은 덩치와 비례한다. 덩치 순서로 계급이 형성되어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암컷은 수컷의 춤 솜씨와 그 수컷이 선점한 자리를 보고 선택하여 알을 낳고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란이 생긴다. 덩치가 크고 춤 솜씨가 좋은 수컷을 여러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하고 약한 수컷은 한 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하게 된다. 춤솜씨가 아주 못한 몸치는 짝짓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물고기의 종류에 따라 해뜰 무렵에 산란하거나 해질 무렵에 산란한다. 필자의 연구대상이 주로 놀래기류의 어류라 자주 산란시각에 맞추어 잠수하여 ‘렉’에 가서 관찰을 했다. 성전환하는 물고기는 대부분이 몸의 색채가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이런 물고기가 수십, 수백마리가 모여서 춤을 추는 것을 보는 것은 잊지 못할 장관이다.

‘하렘’은 원래 옛날 중동의 왕이 후궁을 거느리고 살며 다른 남자와의 만남을 금지하던 것을 말하는데 성전환하는 물고기의 일부는 이와 비슷한 산란행동을 하여 이런 용어가 만들어 졌다. 수컷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자신의 영역을 만든다. 역시 강한 수컷은 좋은 자리에 넓은 영역을 가지고, 약한 수컷은 좁은 영역을 가진다. 수컷은 자신의 영역을 돌아다니며 암컷은 자신의 영역안에 들어오게하고 다른 수컷은 못들어오게 지킨다. 이 영역을 ‘하렘’이라 하고 그 수컷을 ‘하렘마스터’(harem master)라고 한다. 강한 수컷은 ‘하렘’이 넓어 다수의 암컷을 자신의 영역안에 들어오게하고 약한 수컷은 ‘하렘’이 좁아 소수의 암컷만 들어오게 된다. 중동의 왕도 세력이 강한 왕은 많은 후궁을 거느리고, 약한 왕은 소수의 후궁을 거느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수컷 중에 자신의 ‘하렘’을 가지지 못하는 것도 있는데 이들은 다른 수컷의 ‘하렘’에 몰래 들어갈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하렘마스터’는 그런 수컷이 자신의 ‘하렘’에 들어오지 못하게 수시로 자신의 ‘하렘’을 돌며 지킨다. ‘하렘’안에서는 암컷사이에 세력다툼이 있어 암컷의 계급이 정해진다. 그 계급에 따라 수컷의 ‘하렘’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가지는데 그 영역의 크기는 계급에 비례한다. 우리나라 사극에서 보는 후궁들의 암투를 연상하게 된다. 그런데 후궁들과는 달리 물고기는 ‘하렘마스터’가 죽거나 사라지면 가장 높은 계급의 암컷이 성전환하여 수컷으로 변해 ‘하렘마스터’가 되어 그 ‘하렘’을 유지한다. ‘하렘마스터’는 산란시각이 되면 자신의 ‘하렘’안에 있는 암컷의 앞에서 구애의 춤을 추고 암컷이 호응하여 화답의 춤을 추면 서로 몸을 접촉하여 애무하고 방란 방정이 이루어 진다. 암컷이 수컷의 춤솜씨가 마음에 들지않으면 수컷이 애무할려고 할 때 거부하여 산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들 물고기에 있어서는 춤솜씨가 자손을 유지한는 데 필수적인데 이는 왜일까? 그 이유는 이 물고기가 사람과는 다르게 체외수정을 하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암컷이 수중에 알을 낳으면 수컷이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 때 알을 낳는 타이밍과 정자를 방출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알과 정자가 만나기가 어려워 수정률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암, 수간에 타이밍을 맞추는 문제가 물고기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하다. 자손을 많이 낳기 위해 물고기는 춤으로 알을 낳고 정자를 방출하는 타이밍을 맞춘다. 따라서 물고기 몸치는 짝을 지을 수가 없는 것이다. 몸치인 필자는 물고기가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다.




[3] 암,수가 없는 물고기

지난 호에 물고기의 자웅동체에서 웅성선숙형과 자성선숙형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여기에 속하는 물고기는 어쨌던 암, 수가 구별이 되고 짝이 있어야 번식이 가능하다. 즉 솔로는 자손을 낳을 수가 없다. 그런데 암,수라고 말하기 곤란한 자웅동체의 물고기가 있다. 이는 동시적 자웅동체 (同時的 雌雄同體)라고 한다. 여기에 속하는 종류는 우리나라에는 없고 유럽과 미국에 살고 있다. 아마도 남녀가 유별한 우리나라에서는 물고기도 유교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나 보다.

암컷과 수컷은 어떻게 정의하는가? 생각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지만 생물의 세계에서는 예외없는 법칙이 없어 딱 떨어지는 구별법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없으면 안되기에 생물학자들은 생물의 성을 유전자의 성, 생식소의 성, 사회적 성의 3가지로 구분한다. 유전자의 성은 지난 호에 나온 X, Y 성염색체의 조합에 따른 구분으로 사람의 경우에는 XY 조합은 남자, XX 조합은 여자이다. 생식소의 성은 알이나 정자를 만드는 기관을 생식소라 하고 그 중 알은 만드는 기관은 난소, 정자를 만드는 기관은 정소이다. 몸속에 난소를 갖고 있으면 암컷, 정소를 갖고 있으면 수컷이라 한다. 보통은 유전자의 성과 생식소의 성은 일치한다. 즉 XY 조합은 성호르몬을 조절하여 정소를 만들고, XX 조합은 난소를 만든다. 간혹 성호르몬의 조절이 잘못되어 조선시대의 ‘사방지’처럼 양성을 다 가지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는 생식기능이 없어 자손을 낳을 수는 없다. 사회적 성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사람이 환경에 영향을 받아 성염색체나 생식소와는 관계없이 남성적 혹은 여성적 경향을 갖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딸부자집의 외동아들은 성격이나 행동이 매우 여성적인 경우가 있으며, 아들부자집의 외동딸은 남성적인 경우가 있을텐데 이를 사회적 성이라 한다.

물고기의 경우에도 동시적 자웅동체는 상당히 희귀한데 그 중하나는 대서양에 사는 도미와 비슷한 종류(Serranus sp.)로 이들은 몸속에 정소와 난소가 다 있고, 번식기가 되면 두 기관이 다 동시에 기능을 발휘하여 알과 정자를 만든다. 그런데도 이들도 혼자서는 알과 정자를 수정할 수 없어 반드시 짝을 지어서 서로 알과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시킨다. 두 마리가 만나서 한 쪽이 알을 방출하고 다른 쪽이 알을 방출하여 수정시키고 난 후 바로 역할을 바꿔 또 한 번 수정시킨다. 그런데 모든 생물은 자기 자손을 많이 남기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하고 바람을 피우기도 한다. 알이 정자에 비해 훨씬 크고, 만드는데 에너지가 많이 쓰여 정자보다 수가 적다. 따라서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시킨 쪽이 역할을 바꾸어 알을 낳지 않고 다른 짝을 찾아 가버리면 먼저 알을 낳은 쪽은 많은 자손을 남기는 면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먼저 암컷역할을 하여 알을 낳는 쪽은 자신이 가진 알을 조금만 낳고 상대방의 정자로 수정시킨 후 역할을 바꿔 상대방의 알을 자신의 정자로 수정시킨다. 상대방 역시 자신이 가진 알을 조금만 낳고 여러번에 걸쳐 알과 정자를 방출하여 조금씩 수정시킨다. 물고기도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

생물의 대다수에 암, 수가 있어 짝을 찾아 나서야 하고 상대방을 유혹해야 하는 등 자손을 낳기위해 복잡한 일을 해야하는 것은 왜일까? 특히 사람의 경우 남녀간에 여러 가지 복잡다단한 문제와 고민들은, 때때로 몸이 두 부분으로 갈라져 간단히 자손을 만드는 짚신벌레 같은 것을 부럽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각각이 가진 유전정보를 정자나 알을 통해 다음 세대에 섞어서 전해 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알과 정자의 합체 즉 수정은 우연에 의해 일어나므로 유전정보가 섞여 다양한 자손이 만들어지게 된다. 따라서 다양성이 풍부해진다. 다양한 유전정보를 가진 자손 중 환경의 선택을 받아(자연도태), 살아남은 자손만이 다음 세대에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적자생존). 이와는 반대로 암, 수 성이 없이 무성적으로 자손을 만드는 생물은 유전정보가 거의 같은 자손을 많이 만든다. 이런 생물은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잘 살 수 있으나, 환경이 나빠지면 거의 멸종에 이르게 된다. 즉 변화무쌍한 자연환경에서 오랫동안 종족보존을 하기위해서는 똑 같은 자손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각기 다른 자손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한 번호의 로또복권을 여러 장 사는 것보다는 각기 다른 번호의 복권을 여러 장 사는 것이 당첨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같다.

동시적 자웅동체의 또 한 종류인 점박이송사리(Ribulus marmoratus)는 한 개체의 체내에서 알과 정자가 동시에 만들어져 체내에서 수정이 된다. 점박이송사리는 북아메리카의 플로리다와 쿠바, 바하마 등의 카리브해의 섬들의 하구역의 좁고 미로같은 수로나 습지의 물웅덩이에 서식하고 있다. 크기는 송사리나 구피 정도이고 등지느러미는 몸 뒷부분에 있으며, 꼬리지느러미에 뱀눈모양의 검은 점이 있다(사진참조). 이 종류는 짝을 찾을 필요없이 혼자서 수정란을 낳기 때문에 한 마리만 있어도 자손을 계속 볼 수 있다. 요즘같이 짝없는 솔로족의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물고기이다.




[4] 암컷에 기생하는 수컷

지난 호까지 소개한 자웅동체어는 한 마리가 암,수로 성을 바꾸든지 아니면 동시에 암,수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물고기는 암컷에 기생하는 수컷 물고기이다. 쉰세대는 남자 망신시키는 물고기라 할 것이고, 신세대는 참 편하게 사는 물고기라고 할 것이다. 어쨌든 이 물고기를 찾아가 보기로 하자.

마산의 아구찜으로 유명한 아귀는 비교적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이다. 필자가 10여년 전 인천에 갔다가 식당 간판에서 ‘물텀벙 전문’이라고 쓴 것을 보고 ‘물텀벙’이 뭘까하고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인천에서는 아귀를 ‘물텀벙’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부산과 경남지방에서는 ‘물꿩’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아귀는 주로 수심 55m - 150m에 서식하는데 큰 입과 어울리게 먹을 것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수면에 떠서 가만이 있다가 나무토막인 줄 알고 내려앉는 갈매기 등의 물새도 한입에 꿀꺽하는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그런데 수심 1000m 이하의 심해에도 이 아귀종류가 여럿 있는데 그 중의 한 녀석이 이번 호의 주인공이다.

심해에 사는 이 아귀는 암컷과 수컷이 아주 다르게 생겼다. 수컷은 보통 암컷보다 훨씬 작으며, 살찌고 느릿느릿한 암컷과는 달리 헤엄을 잘 칠 수 있게 근육이 발달하였다. 성장한수컷은 모두 암컷의 몸에 붙어 있고 혼자 돌아다니는 수컷은 없다. 1922년에 아이슬란드의 한 생물학자가 배에 두 마리의 작은 물고기를 붙이고 있는 큰 암컷 아귀의 사진을 발표하였다. 이 학자는 두 마리의 작은 물고기가 큰 암컷의 새끼라고 생각하였으나, 그로부터 3년 후 다른 생물학자가 작은 물고기를 해부해보고 그것이 수컷임을 밝혀냈다. 이 종류의 수컷은 알에서 부화하여 자기가 기생할 암컷을 찾아 다니다가 암컷을 찾는데 성공하면 살고, 암컷을 찾지 못하면 죽는다고 한다. 수컷은 목숨을 걸고 암컷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암컷 역시 수컷을 만나지 못하면 종족보존의 사명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컷을 유인하기 위한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수컷은 암컷을 잘 발견할 수 있게 눈이 발달하였으며, 눈 앞쪽에 암컷이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잘 감지할 수 있는 기관을 가지고 있다. 이런 화학물질을 ‘페로몬’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동물은 이 페로몬을 포착하는 감각기관이 발달해 있다. 사람은 이런 기관이 없다고 알려져 왔으나 최근의 연구결과로는 사람에게도 이런 감각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발 빠르게 ‘페로몬향수’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목표(?)를 찾기위해 눈을 크게 뜨고 다니는 남자 솔로족과 은근히 향수 냄새를 풍기는 여자 솔로족을 보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오십보 백보이다.

드디어 수컷이 암컷을 찾는데 성공하면 암컷의 몸을 물어 뜯어 달라붙는다. 암컷에 달라붙으면 점차적으로 수컷의 몸에 암컷의 혈관이 연결되어 수컷의 기생생활이 시작된다. 이렇게 암, 수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수컷의 입은 점차 뒤쪽으로 이동하여, 아가미에 물을 공급할 수 있게 항상 느슨하게 벌려진 상태로 남는다.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입, 창자 등의 소화기와 심장 등의 순환기는 사라지고 오직 정자를 만드는 정소만 기능을 유지한다. 암컷의 입장에서는 수컷의 정자만 필요하기에 나머지 부분을 유지하기위한 영양분을 낭비하지 않는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제 수컷은 암컷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성생물학의 학설 중에 암, 수의 모양, 크기 차이가 혼인형태를 결정한다는 설이 있다. 암컷이 수컷보다 크면 일처다부제, 수컷이 암컷보다 크면 일부다처제, 크기가 비슷하면 일부일처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다처제의 대표격인 물개는 수컷이 암컷 크기의 거의 배가 된다. 사람은 남자가 여자보다 조금 크기에 약간 일부다처제의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 이 설의 주장이다. 이 아귀도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크므로 일처다부제이다. 즉 한 마리의 암컷에 다수의 수컷이 붙어 있다. 그 크기에 걸맞게 암컷 아귀는 자신의 배에 거의 5억개의 알을 가지고 있다. 이 알들이 물 속으로 방출될 때 수컷은 시간을 잘 맞추어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이 되게 한다. 체외수정을 하는 물고기에 있어서는 이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므로 암컷의 성호르몬이 수컷의 정자 방출 시기를 조절한다. 아귀의 알에는 기름방울이 들어있어 수정이 되면 수면으로 떠오른다. 심해에는 먹이가 부족하여 많은 새끼가 성장하기에 부적합하므로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의 성장에 필수적인 태양의 빛이 도달하는 유광층(有光層)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수개월 동안 새끼 아귀는 먹이가 풍부한 유광층에서 성장하여 적당한 크기에 도달하면 수컷 아귀를 몸에 붙이고 다시 1000m 이하의 어두운 심해로 돌아간다.




[5] 약자의 결혼 전략

물고기의 세계에서는 덩치가 힘의 척도가 된다. 물고기의 싸우는 방법은 대부분이 지느러미를 바짝 세워 몸을 크게 보이며 뻗대는 것이다. 이점은 다른 사람에게 허세를 부리면서 과시하는 사람의 행동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사람과 다른 것은 많은 물고기는 싸울 때 한 쪽이 패배의 의사를 나타내거나 도망가면 더 이상 공격하지 않는 점이다. 결혼을 위해 수컷끼리 싸울 때 덩치가 작은 놈은 패배하기 마련이다. 이런 약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결혼을 위한 전략을 갖고 있다. 생물의 세계에서는 결혼하여 자손을 만들지 못하면 존재의 의미가 없는 것이기에 어떻게 하든 결혼하여 자신의 자손을 생산해야 한다.

덩치가 큰 수컷에게 밀려나는 경우 작은 수컷의 전략중 하나는 몰래 숨어드는 것이다. 이런 몰래 숨어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물고기는 무려 120여 종에서 보고되어 있다. 북미의 담수어로 요즘 우리나라 담수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블루길 선피쉬도 이런 전략을 쓰고 있다. 덩치가 큰 수컷들은 암컷이 산란을 하러 찾는 곳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고 알과 치어를 보살핀다. 이 때 덩치가 작은 수컷은 암컷과 생김새도 비슷하고 행동도 비슷하게 하여 마치 암컷처럼 수컷에게 접근한다. 진짜 암컷이 나타나면 가짜 암컷도 구애잔치에 참가하여 큰 수컷이 정자를 방출할 때 자신도 정자를 방출하여 수정의 기회를 엿본다. 한편 몸집이 더 작은 수컷은 돌 틈이나 그늘에 숨어 있다가 구애의 클라이막스에 정자를 방출하는 순간 재빨리 나와 자신의 정자를 방출하고 꽁지가 빠지게 달아난다.

바다에 사는 놀래기류에는 1차수컷과 2차수컷이 있는 것이 있다. 1차수컷은 알에서 부화할 때 수컷으로 태어나는 것이고, 2차수컷은 부화할 때는 암컷으로 태어났다가 성장하여 성전환되어 수컷이 되는 것을 말한다. 놀래기류의 성전환은 주위의 다른 놀래기보다 덩치가 커야만 일어나기 때문에 당연히 2차수컷이 덩치가 크다. 그리고 대부분의 2차수컷은 성전환하면 몸의 형태나 색깔이 다른 종류로 생각할 정도로 달라진다. 실제로 1900년대 초반의 놀래기류 분류학에서는 성전환한 같은 종의 수컷을 다른 종으로 분류하는 오류가 많았다. 덩치가 크므로 당연히 2차수컷이 암컷을 독점하게 된다(즉, 하렘의 마스터가 된다). 그러면 약자인 1차수컷은 어떻게 할까? 역시 몰래 숨어들기 전략을 사용한다. 1차수컷의 생김새나 색깔은 암컷과 아주 비슷하다. 움직임 역시 암컷의 흉내를 내어 2차수컷을 속이고 하렘에 숨어들어가 2차수컷이 한 암컷에게 구애를 시작하면 기다리고 있는 다른 암컷과 몰래 짝짓기를 하고 도망간다.

하렘마스터인 2차수컷의 구애는 종류에 따라 구애 시작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해가 뜰 무렵이나, 정오 또는 해질 무렵에 시작하는데 해질 무렵에 하는 것이 많다.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의 영역(하렘)을 다른 수컷이 들어오지 못하게 순찰하거나 먹이를 먹는다. 구애시간이 아닌 시간대에 순찰할 때는 1차수컷이 변장을 잘해도 여간해서는 속지 않고 쫓아낸다. 그러나 구애 시작시간이 되면 자신의 짝짓기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잘 감시하지 못한다. 만약 타이밍이 잘 안 맞아 몰래 들어온 1차수컷이 짝짓기를 하고 있을 때, 하렘마스터가 자신의 짝짓기를 끝내고 이를 보게되면 경을 치게 된다. 그래서 1차수컷 중에서 더 작거나 소심한 녀석들은 1차수컷이 짝짓기 하는 주위에 몰래 숨어 있다가 클라이막스에 재빨리 나와 자신의 정자를 방출하고 달아나는 전략을 쓴다. 놀래기류는 물에 뜨는 부성란을 낳기 때문에 짝짓기의 클라이막스에서는 암컷이 위쪽으로 헤엄쳐 올라가고, 수컷은 암컷의 배쪽으로 따라 올라가 정점에서 순간적으로 멈추면서 알을 방출하고 자신의 정자를 내어 수정을 시킨다. 몰래 숨어있던 1차수컷은 암컷을 따라 가던 2차수컷이 정자를 방출하기 직전에 자신의 정자를 방출하고는 도망간다. 2차수컷의 하렘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암컷과 짝짓기하는 전략을 ‘스니킹(sneaking)’이라 하고 클라이막스에 재빨리 자신의 정자를 방출하는 전략을 ‘스트리킹(streaking)’으로 구분한다.

사람의 결혼전략도 물고기의 전략과 비슷한 것 같다. 건장하고 잘 생긴 남자는 자신의 남자다움으로 여자를 매혹시키려 하고, 작고 약한 남자는 여성의 모성애를 자극하거나 여성적인 성향으로 동료애를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 두 전략은 이솝의 우화에서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해와 바람의 전략처럼 상대적이지만 효과는 둘 다 상당히 좋은 편이다.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 물론 어떤 쪽이 나에게 더 이익이 될까를 따져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냥 좋아서, 막연히 끌려서, 불쌍해서 등등의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짝을 선택하기도 한다. 남성들이여, 자신이 건장하거나 강하지 못하여 여자를 사귀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할 때는 후자의 전략을 쓰면 어떨까? 특히 요즘은 여자의 기가 세어져 후자의 전략이 효과를 볼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사랑에 빠져 있을 때는 놀래기의 2차수컷처럼 분별력을 잃기 쉬운데, 사람에게는 결혼이 전부가 아니기에 사랑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때로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6] 정자의 경제학

요즘은 많은 것의 평가에서 경제성, 효율이 중요시된다. 생물의 생존전략이나 짝짓기 전략에도 역시 효율이 좋은 쪽이 번성하고 잘 살게된다. 사람이나 물고기나 1개의 난자와 1개의 정자가 만나 하나의 자손을 만든다. 그런데 사람의 경우 한번 사정할 때 정액의 양은 보통 2 - 4 cc 정도이고, 정자의 수는 1 cc 당 4000만 마리 정도이다. 그 가운데 50% 이상이 활발한 운동성을 보이고, 비정상적인 모양을 갖는 정자가 50%를 넘지 않아야 아이를 가질 수 있다. 이 조건에 미달인 것은 불임의 한 원인이 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적어도 4000만 대 1의 경쟁을 뚫고 나온다. 각자의 생명은 정말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수학적으로는 1마리의 정자만 있으면 될텐데 왜 이렇게 많은 정자를 만들까? 1개의 난자를 만들 때 보다는 에너지가 적게 들지만 정자를 만드는 데에도 역시 에너지가 소요된다. 비효율적인 것일까?

자손을 만드는 면을 수학적으로만 보면 비효율적인 것 같지만 여기에는 깊은 뜻이 숨어있다. 그 자손이 냉엄한 현실에서 손자를 낳을 때까지 살아남지 못하고 죽어버리면 부모 입장에서는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된다. 오래 살아남아 손자를 낳을 강한 자손을 만들어야 비로소 효율적이 된다. 각각의 정자는 조금씩 다른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그래서 많은 정자를 만들어 정자끼리 경쟁을 시켜 좋은 유전인자를 가진 정자를 고르는 것이 보다 잘 살아남을 수 있어 효율적이다. 정자를 만드는데 드는 에너지가 자손을 키우는데 드는 에너지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각각의 정자는 1개의 난자와 합치기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한다. 이를 ‘정자경쟁’이라 한다.

정자경쟁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같은 수컷의 정자끼리 경쟁하는 것과 다른 수컷의 정자와 경쟁하는 것이다.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동물에서도 불륜이 흔하다. 결혼하면 부부간 금슬의 상징으로 원앙새를 수놓아 원앙금침을 만들지만, 실제 원앙새 부부의 새끼를 유전적으로 분석한 결과 아비가 다른 것이 상당수 나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원앙은 일부일처제이나 불륜을 많이 저지르는 것이다. 한 암컷이 여러 마리의 수컷과 관계를 맺을 때 각 수컷은 자신의 정자를 수정시키기 위해 다른 수컷의 정자와 경쟁을 한다. ‘바위종다리’라는 새는 수컷이 암컷과 교미를 한 후 정조대를 채우는 것처럼 암컷의 음부를 접착제 같은 것으로 막아버린다. 잠자리 수컷의 생식기는 끝이 숟가락처럼 되어 있어 암컷과 교미할 때 생식기 안에 있는 먼저 교미한 다른 수컷의 정자를 퍼내고 자신의 정자를 밀어넣는다. 이것도 못미더워 암컷이 알을 낳을 때까지 같이 붙어서 날아 다니기도 한다.

정자의 수는 대체로 수컷의 덩치와 비례한다. 그러나 짝짓기 전략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성전환하는 대표적인 물고기인 놀래기류에는 ‘1차수컷’과 ‘2차수컷’이 있다. 알에서 부화할 때부터 수컷인 것을 1차수컷이라 하고, 암컷으로 태어났다가 성장한 후 수컷으로 성전환한 수컷을 2차수컷이라 한다. 당연히 덩치는 2차수컷이 훨씬 크다. 그러나 정자의 수는 1차수컷이 훨씬 많이 만든다. 정자를 만드는 정소의 크기도 1차수컷이 배이상 크다. 1차수컷과 2차수컷의 짝짓기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1차수컷의 짝짓기 전략은 떼산란(group spawning)이다. 1마리의 암컷이 수면을 향해 올라가면 주위의 1차수컷이 떼를 지어 암컷의 뒤를 따라 가다가 암컷이 알을 방출하면 수컷들도 모두 정자를 방출한다. 물속에서 이 장면을 보면 마치 분무기로 연막소독을 하는 것처럼 하얀 구름이 만들어진다. 암컷의 알과 자신의 정자를 수정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수컷보다 많은 정자를 만들어야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2차수컷은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그 안에 몇 마리의 암컷을 들어오게 하여 일대일로 교미를 한다(pair spawning). 다른 수컷과 경쟁이 없으므로 2차수컷은 많은 정자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대신 자신의 영역을 방어하고 암컷을 지키는 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정자의 수는 자기 짝을 독점하는 정도에 반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확고한 일부일처제의 수컷은 정자의 수가 적고, 일처다부제나 암컷의 불륜이 많은 수컷은 자기 자손을 만들기 위해 많은 정자를 만들어 정자경쟁을 시도한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을 보니 부부간의 신뢰도는 남편의 정자수를 조사하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자기 부인을 신뢰하는 남편의 정액 1 cc당 정자수는 신뢰하지 않는 남편의 정자수보다 적다는 것이다. 이 결과 역시 정자경쟁으로 설명된다. 이 글을 읽은 부인이 자기 남편이 얼마나 자신을 신뢰하는 지 조사하기위해 남편의 정액을 받아 비뇨기과 의사를 찾아가지 않을까 사뭇 걱정이 된다. 세상의 부인들이여! 아는 것이 병이 될 수도 있으니 내가 믿는 만큼 믿으려니 하고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하다.